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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소개팅 자리가 미안하고 힘들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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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이란 걸 처음은 아니지만 엄청난 공백기를 두고 만난터라 뭘 해야될지 모르고 당황스럽고 어색하고 땀은 삐질삐질나고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이였습니다. 여자님을 만나러 가는 날이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라서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고 열차를 기다리면서도 가서 무슨말을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고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신경쓰이기 시작하고 말수도 적고 유머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놈이라서 그런 난관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도착하니 비는 오지 않아서 한 시름 놓았습니다. 연애 관련 이야기를 다루는 라라윈님 라이너스님 등의 블로그의 글을 보면서 아 이런 상황에는 이렇게 해야하는거구나...이런 상황은 이런걸 바라는 거구나 등등 읽기만 했지 기억은 하나도 나질 않고 몸과 표정은 점점 굳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여자님을 만나서 장소를 옮겨서 식사를 했습니다. 약간의 담소를 나누면서 하나하나씩 물어보고 답하고를 하다가 정적흐르고 어색한 기운이 흐르고 괜히 주변이나 창밖을 처다보고...좌절하고 질문이 오면 답하고...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저에게는 엄청난 시련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서울 지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직장은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있고 출근은 당연히 걸어서 하고 집하고 회사를 떠나서 어디론가 놀러갈일도 없고 서울에 친구도 별로 없기 때문에....한마디로 아는 곳 없음. ^^*

그래서 마땅히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릅니다. 이럴때 스마트폰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마구 드는...오즈의 내 주위엔은 잘못된 위치를 잡고 다방이나 보여주고...;


그렇게 저는 아는 곳이 없습니다하며 못을 박고 여자님을 졸졸졸 따라서 차를 마시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스폰지 하우스였던 것 같은 데 김태희님이 쿠키 광고를 찍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카페 안에 분위기 보다는 밖의 분위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날씨가 덥지만 않았다면 밖에서 차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안에서 차를 시키고 마시면서 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얘기할 화제꺼리도 무색하지는 시간들...머리를 굴러서 대처방안을 생각해보았지만 그래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답답하고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갔습니다.


카메라로 이것 저것을 찍어보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하니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으나...
그건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아. 여자님도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위의 빵이랑 커피를 찍으셨습니다.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게...사진을 확인해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커피를 시키는데도 메뉴가 너무 많아서 고민고민...워낙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기다리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대충 시켜버렸습니다.


카페안은 약간은 엔틱의 느낌이 나고 전체적으로 소리가 울리는 구조였습니다.
약간 창고 같은 느낌이...;;


밖으로 나와서 산책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청계천쪽으로도 가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여기 처음 가보는 군요. ^^*
(아니 오늘 간 곳 모두 처음가는 곳이군요)
처음 보는 사람이랑 처음보는 거리를 걷고 있으니...어색하고 걸음만 늘어가는...


저 밑에 내려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내려가는 길을 한 번 놓치니 다음 내려가는 길은 너무 멀었습니다.


이날 하루는 여자님이 저를 서울 투어를 시켜준 느낌이었습니다. 소개팅, 데이트도 아닌 느낌...저 때문에 피곤하셨을 것 같아서 미안하고 답답한 시간을 같이 있어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많은 것을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었다고 그 여자분이 보는 건 아니겠죠. ^^; 설마 보셨다면 대락 난감 !!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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